2012년 3월 10일 토요일

돈은 돌고 돌지만 한 번 기���은 영원히 남는다!


돈은 돌고 돌지만 한 번 기술은 영원히 남는다!

'기술인정업소' 운영하는 양복점 바느질 이야기




좋아하든 싫어하든 먹고살기 위해 갖게 되는 직업. 직업일은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요구한다. 그래서 직업의 세계는 이게 아니라면서 유야무야 월급만 바라보는 쪽도 있지만 기왕 하는 일에 한 길을 파는 달인이 빛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등교육 대신 양복 짓는 일로 시작한 기술인정업소의 바느질 인생 이야기다.

 

얼마나 잘 하기에 '기술인정업소'인가

 

부평구 청천동 청천파출소 정거장 앞. 사람들은 무심코 차를 기다리지만 그 앞에 걸린 '기술인정업소' 양복점 안은 사각사각 바느질 소리로 하루해가 바쁘다. '아카데미양복점'이란 메인간판보다 말부터 생소한 '기술인정업소'란 문구.


기술인정업소를 운영하는 아카데미 양복점 유흥진(57) 대표. 그는 신사복을 짓는 기능장이다. 그는 양복을 한창 맞춰 입던 90년 대 이전만해도 기술사를 6명 이상 두고 전성기를 누렸다. 쉽게 말해 그때는 돈 꽤나 벌었다.

대기업에서 신사복에 손을 대기 전인 맞춤복이 한창일 때 생겨난 한국복장경영기술협회. 부산에 위치한 이 협회에서는 전국에서 양복 바느질 솜씨가 우수한 곳을 기술인정업소로 지정해왔다.


유 대표는 "한국 사람들 손재주가 좋잖아요? 양복문화가 먼저 들어온 일본의 상인들이 지금도 가까운 부산에서 양복을 외주로 해가요. 인천도 기술인정업소가 꽤 있었지만 이제는 손가락으로 꼽기도 힘들만큼 많이 사라졌지요"라고 말한다.


돈을 따르다 알게 된 내 직업의 소중함


유 대표가 청천동에 양복점을 낸 것은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일이다. 그는 일찍이 중학교를 졸업하자 고등교육 대신 당시 양복기술을 가르치던 서울 라사라양재학원과 뉴서울양재학원에서 맞춤기술을 배웠다.


꼼꼼한 성격의 유 대표에게 양복기술은 바로바로 손에 익었다. 20대에 이르자 기술은 돈으로 입증되었다. 기술로 돈은 벌었지만 투자만 잘 하면 더 큰 돈을 쉽게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은 유통업 실패라는 교훈만을 대신 안겨주었다.

"이게 아니구나 했죠. 사업실패로 다시 30대에는 열심히 맞춤양복에 매진했어요. 사람 마음 묘하죠. 돈이 모이자 또 다시 건물투자를 하는 거예요. 결국 중산층에서 돈 좀 있었던 중장년층을 영원한 서민으로 전락시켰던 IMF가 제게도 찾아왔죠. 욕심을 버리라는 인생의 두 번째 경고장 같았죠."


잇따른 투자 실패는 90년대 초 대기업의 기성복시장 진출과도 무관하지 않다. 당시 양복점과 양장점들은 유명메이커를 단 기성복에 눌려 사라지는 일만 남았었기 때문이다. 유 대표가 두 번째 사업에 손을 댄 이유도 욕심도 있었지만 앞이 안 보였던 양복 일에 대한 대비책이었다.


물려줄 사람만 있다면 더 이상 소원 없겠다


그는 이후 부평 진선미 예식장 골목에서 나와 청천동에서 양복 일을 다시 시작했다. 두 번의 사업실패 경험은 양복 짓는 일을 더 잘해야겠다는 다부진 마음가짐을 대신 선물로 준 셈이다.

"제 전문은 일반 신사복뿐만 아니라 비만체구 양복예요. 기술자 시절 레스링선수 천규덕과 박승남 등 거구용 신사 양복을 했어요. 이후 경찰서장이나 관료들도 손님으로 찾아왔죠. 지금은 이곳 동네분들이 많이 오세요. 시내에 비해 가격을 많이 부르지 않으니까요."


아카데미 양복점 기술인정업소에는 그 기술인정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들은 잘 오지 않는다. 이미 메이커를 따라갔기 때문이다. 더 큰 걱정은 아무도 양복 기술을 배우려 하지 않는 현실이다.

유 대표는 "양복 상의를 제작하는 데 꼬박 15시간이 들어요. 돈으로 환산하면 하루 일당 15~20만 원꼴이죠. 일감이 꾸준하거나 혹은 기계처럼 대량생산하지 못하는 것이 맞춤 수공 일이잖아요. 우리집 양복 기술사도 60세가 넘어 일을 놓는 형편예요"라고 걱정한다.


양복점 한 복판에 가지런히 걸린 유 대표가 지은 검정겨울모직코트. 기성복이 패턴으로 옷을 만든다면 맞춤은 사람 고유 체형에다 옷을 입힌다. 소매 깃을 무심코 만져보니 부드러운 감촉이 꽤 편안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 코드에는 평생 지켜온 기술을 전수하고 싶은 기술인정업소 유흥진 대표의 소박한 소망이 전해오는 것 같았다.(032-525-2436)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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